미국의 무역 및 산업 정책을 보면서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정책인데?"라고 느끼셨다면, 정확히 보신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는 과거 중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사용했던 보호주의적 정책들과 놀랍도록 많은 유사점을 보입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이 왜 중국의 과거 전략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과거 중국의 '자국 보호' 전략 들여다보기
중국은 오랫동안 경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보호주의 정책을 사용해 왔습니다. 이 정책들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고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 외국 상품 수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복잡한 통관 절차, 수입 허가제, 까다로운 기술 표준 등을 통해 외국 제품의 중국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 막대한 보조금 지급: 자국 기업, 특히 국영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퍼부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도록 지원했습니다.
- 기술 이전 강요: 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들어오려면 중국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세우고 핵심 기술을 넘겨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에 지름길이 되었습니다.
- '자국산 우선' 원칙: 정부 조달이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 '자국산 우선 구매(Buy Chinese)' 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에게 특혜를 주었습니다.
-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아 중국 기업이 이를 모방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속 중국식 그림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러한 중국의 전통적인 전략과 여러 면에서 겹쳐 보입니다.
- 고율 관세 부과: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도 특정 국가(주로 중국, 유럽 등)의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겼습니다. 이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해소하려는 명분 아래 이루어졌습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자국 산업 보호 및 육성: "Made in America"를 외치며 자국 제조업의 부활을 강조했습니다. 'Buy American' 조항을 통해 정부 조달에서 미국산 제품 구매를 우선시하고, 자국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및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 기술 보호 및 통제 강화: 중국의 기술 절도와 불공정 경쟁을 강력히 비판하며, 자국의 핵심 기술(예: 반도체, 인공지능)에 대한 해외 유출을 엄격히 통제했습니다.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자국 기술 우위를 지키려는 노력이 두드러졌습니다.
- 불공정 무역 관행 비판 및 협상 압박: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이득을 취했다고 비판하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강력한 협상 압박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했습니다. 이는 과거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우회하며 자국 이익을 추구하던 방식과 유사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불안정성이 전 세계를 강타하자, 미국은 핵심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는 중국의 '자급자족' 전략과 그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물론 미국과 중국의 보호주의 정책은 모든 면에서 같지는 않습니다. 이들이 처한 상황과 목표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 중국: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자국 산업 기반을 닦고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후발 주자의 추격형 보호주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 미국: 세계 최강국으로서 자국 산업의 경쟁력 약화, 일자리 감소, 무역 적자 심화 등 국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동시에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기존 패권국의 재정비 및 경쟁 우위 사수형 보호주의' 성격이 강합니다. 특히 중국의 경제력과 기술력 부상에 대한 전략적 견제라는 지정학적 목표가 깊게 깔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관세, 보조금, 비관세 장벽 등을 통해 외국 제품 및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자국 산업을 노골적으로 보호하려는 정책 기조는 과거 중국이 사용했던 방식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세계화의 물결이 약화되고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신보호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적 정책들은 더욱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각국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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