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복잡하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였습니다. 특히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은 서방과는 다른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란 내부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보수적 통치와 급변하는 젊은 세대의 열망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약 9,24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는 이제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새로운 이란의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과거를 상징하는 최고 지도자 - 알리 하메네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는 1939년생으로, 2025년 기준 86세입니다. 그는 이슬람 혁명의 주역으로서 1989년부터 30년 넘게 이란을 이끌어왔습니다. 하메네이 지도자의 통치 기간 동안 이란은 혁명 이념을 수호하고 이슬람 공화국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가 추구하고 구현해 온 이란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종교적 엄격성: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기반한 엄격한 사회 도덕 규범과 시스템을 강조합니다. 히잡 착용 의무와 같은 복장 규제, 공공장소에서의 남녀 분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 반서방 및 반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에 대한 강한 불신과 적대감을 보이며, 서방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자주적인 이란을 지향합니다. 이는 핵 개발과 같은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혁명 이념의 수호: 1979년 이슬람 혁명의 가치와 원칙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흔들림 없는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국가 주도 경제: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고 자급자족을 강조하며, 서방의 경제적 영향력을 최소화하려 합니다.
- 강경한 외교 정책: 중동 지역 내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비교적 강경한 외교 노선을 유지합니다.
하메네이 지도자는 이슬람 혁명 세대의 가치와 신념을 대변하며, 이란이 서방의 간섭 없이 이슬람적 정체성을 확고히 지켜나가기를 바랍니다.
미래를 꿈꾸는 젊은 세대 - 새로운 이란의 열망
이란의 이슬람 혁명은 1979년 2월에 일어났습니다. 2025년 현재, 1979년 이후에 태어난 이란인들은 46세 이하이며, 이들은 전체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시기에 정부의 인구 증가 장려 정책으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현재 30~40대가 되어 이란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최고 지도자와 혁명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이들에게 외부 세계의 다양한 정보와 문화를 접하게 했으며, 이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열망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젊은 이란인들이 꿈꾸는 이란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사회적 자유 증진: 엄격한 복장 규제, 문화 검열 등에 대한 피로감이 높으며, 더 많은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갈망합니다. 히잡 시위는 이러한 열망이 폭발적으로 표출된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 경제적 기회 확대: 높은 청년 실업률과 경제난으로 인해 불만이 많습니다. 이들은 더 많은 일자리와 공정한 경제 시스템을 원하며,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 서방과의 지속적인 갈등과 그로 인한 경제 제재에 지쳐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제재를 해제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기를 바랍니다.
- 정치적 참여와 변화: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이 존재하며, 정치적 참여의 폭이 넓어지고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탈민족주의 및 개인주의 성향: 세계적인 흐름에 더 개방적이며, 개인의 행복과 선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세대 간 간극 - 이란 사회의 핵심 갈등
이처럼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대변하는 이슬람 혁명 세대와 젊은 세대가 바라는 이란의 모습은 확연히 다릅니다. 이 간극은 이란 사회의 핵심적인 갈등이자 미래 변화의 동력입니다.
- 정보 접근성 차이: 젊은 세대는 VPN 등을 통해 자유롭게 정보를 탐색하며 외부 세계의 다양한 사상과 문화를 흡수합니다. 이는 통제된 정보 환경에서 자란 기성세대와 인식의 차이를 만듭니다.
- 경제적 현실의 차이: 젊은 세대는 제재와 경제난 속에서 취업난, 물가 상승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는 기성세대가 겪었던 혁명 직후의 희망과는 다른 냉혹한 현실이며, 현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집니다.
- 가치관의 충돌: 젊은 세대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중시하는 반면, 기성세대는 종교적, 보수적 가치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가치관의 충돌은 복장, 문화, 생활 방식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현재 이란은 최고 지도자의 건강 문제와 후계 구도 논의, 그리고 젊은 세대의 불만이 맞물려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슬람 혁명 세대의 이념적 헌신과 젊은 세대의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열망 사이에서 이란이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란의 미래는 이 두 세대가 어떻게 대화하고 타협하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과연 이란은 혁명의 이상을 지키면서도 변화를 수용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세대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까요? 이란의 다음 발걸음을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2025.06.24 - [경제 정보] - 핵 야망, 그리고 다른 궤적 : 북한과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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