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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보

후버의 오판 : 대공황을 심화시킨 다섯 가지 결정적 실수

by redbeans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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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후버 전 미국 대통령

 

1929년 검은 목요일, 월스트리트의 굉음은 풍요로운 1920년대에 드리웠던 낙관주의의 그림자를 걷어냈습니다. 이는 단순한 주가 폭락을 넘어, 전 세계를 유례없는 경제적 암흑기로 몰아넣은 대공황의 서막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수장이었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이 거대한 위기에 맞서 고군분투했지만, 그의 정책들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실패의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후버 대통령의 주요 실책들을 분석하며 그 시대의 아픔을 되새겨 봅니다.

 


 

대공황 초기, 후버 대통령은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경제를 일시적인 조정 국면으로 간주하며, 시장의 자율적인 회복 능력을 맹신했습니다. "번영은 바로 저 모퉁이에 있다(Prosperity is just around the corner)"라는 그의 낙관적인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고, 개인의 자조 노력과 기업의 자발적인 협력을 강조하는 그의 소극적인 태도는,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후버 행정부의 긴축 재정 정책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대공황으로 인해 세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버 대통령은 균형 재정을 고수하며 정부 지출을 감축하고 오히려 세금을 인상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이는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기업의 투자 의욕을 저하시켜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낳았습니다. 당시 주류 경제학계의 지지를 받았던 이러한 긴축 정책은, 후에 케인즈 경제학의 등장으로 비판받으며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내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도입된 스무트-홀리 관세법(블로그 글에 게재했었음) 역시 후버 대통령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꼽힙니다. 1930년 제정된 이 법은 수천 가지 수입품에 대해 기록적인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들의 보복 관세를 촉발시키며 국제 무역 질서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수출길이 막힌 미국의 농업과 제조업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대공황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수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이들은 폐품과 판잣집으로 임시 거처를 마련했는데, 이 빈민촌은 당시 대통령의 이름을 따 '후버빌(Hooverville)'이라 불리며 절망적인 시대상을 반영했습니다. 이는 후버 대통령의 무능함과 국민들의 분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씁쓸한 단어였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들이 전시 복무에 대한 보너스 조기 지급을 요구하며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보너스 군대(Bonus Army)' 사건은 후버 행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연방 군대까지 동원하여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는 국민들의 반감을 극에 달하게 했습니다. 이 사건은 후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후버 대통령의 임기 동안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고, 수많은 은행이 파산했으며, 농업은 파탄 직전에 놓였습니다. 그의 정책들은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장기화시키고 사회적 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결국 1932년 대선에서 후버 대통령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패배하며, 대공황 시대의 실패한 대통령으로 역사 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후버 대통령의 사례는 경제 위기에 대한 안일한 인식, 소극적인 정부 대응, 시대착오적인 경제 정책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의 실패는 후임자인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 추진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했으며, 현대 경제 정책 수립에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사회 안전망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역사적 교훈으로 남아 있습니다. 경제 대공황이라는 깊은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후버 대통령의 그림자는, 오늘날 우리에게 위기 대처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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